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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능 낮은 검둥이” 중국어로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들


아프리카 아이들이 중국어로 자신을 비하하는 노래를 부르며 춤추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상 제작에 돈을 지불한 이는 중국 남성으로 확인됐다.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말라위 경찰은 2020년 릴롱궤의 은제와 지역에서 촬영된 인종차별적인 영상을 두고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30초 가량 되는 문제의 영상에는 약 20명의 말라위 아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중국 전통 복장을 연상시키는 빨간색 상·하의를 맞춰 입고 있다.

아이들은 ‘워스헤이구이 즈상디(我是黑鬼 智商低)’라고 적힌 칠판 앞에서 팔을 위아래로 흔들며 춤을 춘다. 이 중국어는 “나는 검은 괴물(black monster·검둥이)이에요” “그리고 지능은 낮습니다”라는 뜻이다.

이 영상은 20대 중국인 남성이 촬영하도록 지시하고 돈을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아이들에게 준 금액은 50센트(한화 약 600원)다.

조사 결과 이 중국인 남성은 하루에 수백 개의 동영상을 촬영해 중국 웹사이트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들은 각각 50센트를 받았지만, 남성이 영상을 판매하는 가격은 개당 최고 70달러(한화 약 9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말라위 민주주의 및 경제 개발 위원회(CDEDI) 실베스터 나미와 이사는 영상에 대해 “말라위 사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흑인을 향한 모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대사관에 말라위와 전 세계의 흑인 사회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라위 낸시 외무장관은 “역겹고 무례하고 깊은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우펑 중국 외교부 아프리카 국장은 지난 14일 말라위를 방문했을 당시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라위 외무장관과 의견을 함께했다”며 “ 중국은 지난 몇 년 동안 이런 불법 온라인 행위를 단속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 당국은 “동영상 관련 아동 착취 문제도 제기돼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을 제작한 남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상 제작은 착취가 아다니”라며 “아프리카를 돕고 있는 중국의 계획을 나도 자연스럽게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성명을 통해 문제의 영상은 2020년에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몇 년간 온라인에 불법 영상을 업로드하는 행위를 단속해 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나미와 이사는 “이런 진술은 불쾌하다”며 반발을 드러냈다. 그는 “(영상 촬영이) 2020년에 이뤄졌으니 아무 문제 없다는 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영상이 설령 1906년에 찍힌 거라고 해도 우리는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원하는 것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말라위 대학의 법학부 산하 아동 인권 법률 클리닉 측은 “우리가 강조하려는 것 중 하나는 그 돈은 아이들의 굴욕과 무지한 채로 한 행동에 대한 비용이었다는 점”이라며 “다음주 거리 시위를 벌이고 릴롱궤에 있는 중국 대사관에 탄원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