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휴양지 몰타에서 여행 중인 미국인 커플이 몰타의 엄격한 낙태 규제법 때문에 곤경을 겪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임신 16주 차의 안드레아 프루덴테는 남편 제이 웰드라이어와 함께 몰타 여행을 하던 중 태반이 자궁에서 분리되면서 심한 출혈을 겪었다.
현지 병원에선 안드레아의 상태가 앞으로는 임신이 불가능하고, 현재 태아의 생명마저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드레아는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태반이 분리됐지만 태아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몰타 규정상 태아의 심장 박동이 멈추지 않는 한 낙태 수술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현재 상태로는 안드레아의 목숨마저 감염으로 인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낙태가 가능한 다른 나라로 가서 수술을 받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안드레아의 출혈이 계속되고 있어 이들 부부는 몰타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남편 제이는 “낙태만 하면 안드레아의 감염은 막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뱃속의) 딸을 원했고,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녀가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안드레아의 감염이 악화되기 전 딸의 심장 박동이 멈추기만 기도하는 일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몰타의 변호사이자 여성인권재단 이사장인 라라 디미트리예비치 박사는 이 같은 일이 몰타에서 매년 평균 2~3건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는 “산모의 생명이 위태로우면 산모를 구하기 위해 낙태를 하는 것이 보통”이라면서 “산모에게 미치는 위험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받을 정신적 외상 때문이라도 낙태법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