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긴급회의를 재소집했다. PHEIC는 가장 심각한 전염병의 경우에만 사용하는 규정이다.
CNN,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기자회견에서 “오는 18일 전후 PHEIC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긴급위원회 회의를 다시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한 PHEIC 지정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첫 번째 긴급회의를 열었다. WHO는 회의 이틀 뒤인 지난달 25일 공식성명을 통해 “원숭이두창은 PHEIC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당시 일부 국가에서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였다.
하지만 확산세는 급격히 상승했다. WHO에 따르면 1차 긴급회의가 열리던 지난달 25일 기준 40개국 3000여명이던 확진자 수는 6일 기준 58개국 6000여명으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규모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검사량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 확진자가 전 세계 원숭이 두창의 80% 이상을 기록하는 등 유럽은 발병의 진원지”라고 덧붙였다.
현재 PHEIC가 적용되는 건 코로나19와 소아마비다. PHEIC가 선포되면 각국은 WHO의 주도로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공중보건 조치를 강화한다. WHO는 각국에 출입국 제한을 권고하고, 국제의료기관 인력을 백신 개발에 투입할 수 있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