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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어머니, 통일교 빠져 한국 가고 싶어했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통일교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등 가족을 돌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종교단체에 대한 불만을 품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지역 나라현 통일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한국에도 가고 싶어 했다는 주변 지인의 증언도 보도됐다. 야마가미는 동창생에게 “어머니가 통일교회에 돈을 써서 학비를 못 내 대학을 자퇴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일본 고단샤 잡지 ‘현대비즈니스’는 야마가미 어머니의 지인과 야마가미의 동창생 등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야마가미 어머니의 지인을 인용해 “어머니, 아버지 사이가 원래 좋지 않았다. 어머니가 통일교회에 나가 며칠씩 집을 비울 때도 있었고 ‘아무리 돈이 있어도 모자라다. 한국에도 가고 싶다’고 하면서 집을 돌보지 않는 느낌이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야마가미 어머니가 과거 통일교 신자였다고 보도하고 있다. 통일교 측 관계자는 “일본 본부 쪽에 확인해보니 예전에 신자였는데 지금은 교회를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통일교 측은 일본 경찰에서 공식적 조사를 요청해오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야마가미 어머니가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매체는 야마가미가 주위 지인들에게 “통일교회 때문에 집이 이상해졌다. 집에 돈이 없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해왔다고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1981년 3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나라현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녔고 교토의 명문 대학 공학부에 합격했다.

야마가미는 어렸을 적에는 순하고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고 주변 인물들은 증언한다. 집안도 유복한 편이었다.

하지만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가 야마가미 어릴 적에 갑자기 사망했다. 어머니는 회사를 물려받았는데 이후 종교단체에 상당한 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해가 지날수록 우울해졌고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통일교회가 없었다면…”이라며 짜증을 많이 부렸다고 한다.

그는 친구들에게도 모친의 문제를 호소해왔다. 한 고교 동창생은 “야마가미 어머니가 교회에 돈을 많이 써서 학비를 못내 대학을 관두게 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어머니와 큰 소리로 서로 호통을 쳐서 이웃이 찾아간 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에서는 야마가미가 대학을 중퇴하고 자위대에 들어간 것이 금전 문제 때문 아니냐는 추정도 나온다.

야마가미 어머니는 2002년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에는 운영하던 회사도 문을 닫았다.

야마가미 친척은 아사히신문에 “야마가미 남매가 전화해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며 “야마가미가 종교단체를 계속 원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공장에서 지게차 운전 일을 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동료와 의견 충돌이 잦았고 무단 결근을 하다가 5월 퇴직했다.


야마가미는 애초에 범행 대상으로 종교단체 지도자를 노렸다. 하지만 접근이 어려워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 확산시켰다”고 믿고 살해 대상을 아베로 바꿨다고 한다.

야마가미는 경찰에 “어머니가 신자이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베 전 총리가 종교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 메시지는 지난해 9월 통일교 관련 단체인 천주가정연합(UPF)이 공동 개최한 ‘싱크탱크(THINK TANK) 2022 희망전진대회’에서 상영된 아베 전 총리의 특별연설 영상으로 파악됐다.

야마가미는 아베 전 총리 살해 전날 자신이 원한을 품은 통일교 건물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야마가미가 나라현 나라시에 있는 종교단체 시설을 향해 총을 시험 발사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건물 주민들도 7일 오전 4시쯤 ‘팡’하는 큰 파열음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야마가미는 당초 범행에 폭탄을 사용하려 했지만 ‘사제 총’으로 바꿨다고 경찰에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동영상을 참고로 총을 반복해 만든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집에서는 사제 총 여러 정이 발견됐고 승용차에서는 판자에 시험 발사한 흔적도 발견됐다. 야마가미는 총의 부품과 화약류는 인터넷에서 샀다고 진술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