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눈만 뜨면 들리는 범죄 소식에 한인타운을 포함한 LA주민들은 불안에 떨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범죄율이 치솟지만 오히려 검거율은 감소하고 재범율이 급증하는 상황이 어려운 경제 상황과 맞물리면서 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갑니다.
이황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2일 새벽 4시쯤, LA한인타운 대로변에 위치한 상점 2곳에는 절도범들이 침입했습니다.
얼굴을 가린 남성 절도범 2명은 상점 2곳 가운데 1곳의 유리로 된 정문을 깨부수고 진입했습니다.
이후 절도범들은 헤머로 상점 내부 벽을 뚫고 이웃 상점에도 침입했습니다.
이때 알람이 울려 절도범들은 물건을 훔치지 못하고 바로 도주했습니다.
CCTV 확인 결과 절도범들의 범행 시작부터 도주까지 소요된 시간은 3분에 불과했습니다.
이 상점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1곳에서는 앞서 3번이나 절도 피해가 발생했고, 다른 1곳은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나 창고가 털리는 절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는 비단 이 상점 2곳 만의 일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는 LA한인타운 요식업소 3곳이 잇따라 절도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점차 어려워지자 비즈니스를 포함한 재산을 노린 범죄는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LA한인타운을 포함한 올림픽 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올해(2022년)시작부터 지난달(6월) 25일까지 빈 집, 차량 등 재산을 노린 범죄는 2천 350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0년 같은 기간보다 15.7% 증가한 것 입니다.
이처럼 재산을 포함한 각종 범죄는 늘어나고 있지만 검거율은 오히려 낮아진 상황입니다.
LAPD 통계에 따르면 올해(2022년) LA시 전역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2만 9천 여명으로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1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앞선 절도 피해를 입은 업주들을 포함한 주민들의 두려움을 뒷받침합니다.
범죄 피해를 입어도 더 이상 경찰에 기대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앞선 절도 피해 업주들은 두려움과 더불어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이야기합니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출동하지 않거나 출동해도 제대로 된 조사 마무리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없어 이제는 스스로가 상점을 지키는 수준에 처했다는 것입니다.
일부 상점 직원들은 지속적인 범죄 발생에 두려움이 커져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잠시 일을 관두려는 생각까지 갖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치안 당국은 고사하고 심지어 비영리 단체들도 치안 약화와 관련해 업주와 직원을 포함한 주민들의 고충과 두려움을 정부에 대변해주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고 지적합니다.
LA의 치안 약화는 하루, 이틀만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정책, LAPD 예산 삭감 등 미온적인 로컬 정부의 대응이 치안 약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전문가들은 전례들을 배경으로 해 복합적인 요소로 이뤄진 치안 약화가 다시 회복되는데까지는 수 년에서 길게는 수 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LA시장직을 놓고 맞붙는 캐런 배스 연방 하원의원과 릭 카루소 후보는 LAPD 인력을 대폭 늘려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단순하게 경찰 수를 늘린다고해서 치안이 강화될 것이라고 믿는 주민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결국 앞으로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치안 강화 기대는 뒤로한 채 별다른 조치를 받을 수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만 있습니다.
라디오코리아 뉴스 이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