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6900t급 구축함 벤폴드함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 진입했다.
미 7함대는 16일(현지시간)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 군도 인근 해상에서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실시했다”고 밝히고, 홈페이지에 관련 사진을 올렸다. 항행의 자유 작전은 국제법이 보장하는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확보를 명분으로 한 미군의 군사 활동이다.
7함대는 성명에서 “이번 작전은 중국과 베트남, 대만에 의해 강요되고 있는 ‘무해통항’(innocent passage) 제한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국제법이 인정하는 항행 권리와 자유 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무해통항은 외국 선박이 다른 나라의 안전, 평화, 이익 등을 해하지 않는 한 그 나라의 영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7함대는 “남중국해에 대한 불법적이고 광범위한 영유권 주장은 항해 및 상공 비행의 자유, 자유 무역, 남중국해 연안 국가의 경제적 기회의 자유 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이번 작전은 미국이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서든 작전을 수행할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 12일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에 이어 나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중국은 당시 미국 작전에 대해 ‘안보 리스크 제조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미국은 남중국해로 구축함을 또 파견해 대응한 것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전날 국무부가 대만과 1억800만 달러 규모의 대외군사판매(FMS) 계약 체결을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자국 탱크와 전투차량의 수리·예비용 부품 구매와 조립, 병참 기술지원 등을 원했고, 미국은 관련 부품과 기술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DSCA는 “대만의 운송 수단, 소형 무기, 전투 무기 체계, 병참 지원 물품의 유지를 도와 현재와 미래의 위협에 대응하는 대만의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 “최근 여러 차례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거듭 언급되며 긴장 고조를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음에도 이번 군사 지원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 5번째”라며 “미국의 이중성을 드러내고, 미국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