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초 중국의 로켓에서 나온 파편이 지구에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직 추락 지점을 특정할 수 없지만 잔해물의 무게는 최대 10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비영리 우주 단체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은 창정5B 로켓 본체가 한국 시간으로 31일 오후 4시 52분쯤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할 것으로 추측했다.
에어로스페이스는 예측시간 전후로 22시간의 오차범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윈톈이라는 이름의 무인 우주선을 지난 24일 오후 2시 22분 중국 열대 하이난섬에 있는 원창 발사 센터에서 창정 5B호에 실어 발사했다.
모듈은 성공적으로 중국 궤도 전초 기지에 도킹 됐으나 로켓 추진체가 분리될 때 함께 분리된 파편들은 지구 대기를 향해 떨어졌다.
다른 국가는 통상 로켓의 1단 본체를 지구 궤도 진입 전 분리시켜 예상 지점에 추락시키지만, 중국은 로켓 본체를 지구 궤도까지 날아가게 한 뒤 분리했다.
그러다보니 현재 궤도를 돌고 있는 창정5B의 궤도가 서서히 낮아지며 31일 대기권에 진입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규모가 작은 로켓 잔해는 대부분 대기권 재진입하면서 고열로 연소된다. 그러나 창정5B처럼 큰 로켓의 본체는 잔해 일부가 지구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창정5B 본체는 무게만 25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로스페이스는 “큰 물체는 질량의 20~40%가 지면에 추락할 수 있다”며 “창정5B는 최대 9.9t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우주 쓰레기가 지구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연구해 온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교의 마이클 바이어스 교수는 “이 파편은 20t 무게의 금속 물체”라며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타들어 가고 부서지겠지만, 그중 일부인 상당히 큰 조각들은 지표면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우주사령부는 중국 로켓 파편이 지구로 떨어지는 것을 추적할 예정이다.
미우주사령부 대변인은 “다양한 대기 조건 때문에 정확히 언제라고 지정할 수는 없지만, 31일쯤 지구 대기권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주 쓰레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위험은 극히 적지만,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 떨어질 경우 환경이나 건물 등에 큰 해를 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아직 우주 잔해물 추락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중국이 로켓 잔해물이 지구에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궤도 진입 전 로켓을 분리하거나 궤도 진입 후에 분리한다면 추진력을 이용해 추락 궤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에는 중국이 발사한 창정5B의 로켓 잔해가 지구로 추락한 바 있다. 2020년 5월 발사에는 잔해 일부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추락해 건물이 파손됐고, 지난해 4월에는 잔해물이 인도양에 떨어졌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중국이 우주 쓰레기에 대한 책임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