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상반기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을 논의한 정치국 회의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28일 관영 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의 중추 기구인 정치국은 이날 경제 정책 주제 회의를 열고 “올해 복잡하고 엄중한 국제 환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방역과 경제 발전 업무를 효과적이고 통합적으로 처리해 우수한 방역 성과를 거둠과 동시에 새 경제 발전 성과도 이뤄냈다”며 “전국민적으로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이기에 충분히 긍정할 만하다”고 자평했다.
상하이 봉쇄 등 중국의 강경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여파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우한 사태 이후 최저인 0.4%를 기록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해 5.5% 경제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국은 이날 ‘안정 속 진전’(穩中求進) 기조를 유지하며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가 합리적 구간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가장 좋은 결과’를 쟁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가장 좋은 결과’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한 것을 두고 정치국이 사실상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26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낮추는 등 주요 국제기구와 투자기관들은 올해 중국이 당초 계획한 5%대 성장을 달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 역시 민생 안정에 직결되는 고용과 물가만 어느 정도 안정시킬 수 있다면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식으로 몸을 돌리는 추세다.
경제 수장인 리커창 총리는 지난 19일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행사에서 “고용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고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성장률이 다소 높거나 낮아도 용납할 수 있다”며 초강력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국은 “버티는 것이 바로 승리”라며 “인민지상, 생명지상, 동태적 제로 코로나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외부 유입을 막고, 내부 반등을 억제하고 결코 나태해지거나 전쟁에 염증을 느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구체적인 하반기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재정과 통화 정책이 부족한 수요를 보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