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한 마리가 달리는 버스의 앞 유리를 부수고 들어왔는데도 의연하게 대처한 미국의 버스 운전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로턴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버스 운전사 알리샤 서튼의 버스 운행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달 7일 오전 6시쯤 주행 중이던 버스 내부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영상을 보면 달리던 버스의 앞 유리가 갑자기 박살 난다. 이리저리 유리 파편이 튀는 가운데 당황한 듯 허우적거리며 몸부림 치는 사슴이 보인다. 달리던 사슴이 버스 유리창을 깨뜨리며 들어온 것이다.
누구라도 매우 놀랐을 법한 상황, 하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던 서튼은 차분히 버스를 세웠다. 이어 침착하게 사슴이 버스에서 하차하길 바란다는 듯이 앞문을 열었고, 사슴은 기다렸다는 듯 버스 밖으로 뛰쳐나갔다.
서튼은 사고 당시 “버스의 속도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속도를 늦춘 뒤 길가에 버스를 세웠고, 나는 사슴이 버스에서 내리길 바랐다”고 말했다. 사슴이 내린 뒤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사슴이 버스 앞 유리를 뚫고 들어왔으나 통로 쪽에 있다가 앞문을 통해 나갔다”고 안내방송을 했다고 한다.
시 당국에 따르면 서튼은 10개월 된 ‘초보 버스 운전사’다. 하지만 버스 운전을 최근에 시작했을 뿐 20년 넘게 운전대를 잡은 베테랑 운전자라고 한다.
로턴지역교통시스템(LATS) 총괄 책임자인 라이언 랜더스는 “서튼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보고 매우 기뻤다”며 “서튼은 매우 멋지고 차분했고 침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우리 직원들이 안전을 위해 얼마나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며 “운전사들이 아무리 거친 사고라도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 방식을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예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