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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인·한국인 서로 낯설어 오해 쌓여… 문화 이해 도와야


한국살이가 처음인 아프가니스탄 사람도, 이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인 한국인도 서로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지역교회와 NGO단체 등이 23~24일 울산 곳곳에서 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유였다. 울산은 아프간 특별기여자 중 가장 많은 인원인 29가구 157명이 정착한 곳이다.

23일 울산 남구 청소년차오름센터에서 진행된 ‘아프간 특별기여자 섬김이를 위한 아프가니스탄 바로 알기’ 프로그램엔 아프간 가정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상담 한국어 처우개선 담당 교사들이 참석했다. 프로그램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사무총장 강대흥 목사)가 내놓은 ‘아프간 이주민을 위한 정착 매뉴얼’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KWMA는 지역사회가 아프간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난해부터 아프간 역사와 문화 등을 설명하는 매뉴얼 제작에 나섰다.

아시아협력기구(IACD) 아프간 지역 매니저로 활동한 허정훈 A-art 공동대표는 아프간 역사와 계절, 문화 등을 전달했고 그녀의 남편이자 A-art 공동대표인 아프간 출신 B씨는 아프간의 교육 시스템을 설명했다. 이들은 특별기여자들이 충북 진천에 머물 때 통역자로 나섰고 이번 매뉴얼 작성에도 참여했다.

남양주온누리M센터 박창홍 센터장은 지난 1월 법무부 허가를 받아 경기도 안산 지역에 정착한 아프간 6가정을 위한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공유했다. 센터는 학부모 대상의 연령별 발달 특성 교육, 한국어 수업과 미술 치료 등을 진행 중이다.

질의응답 시간엔 참석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가르친 걸 이해했냐고 물었더니 ‘다 안다’며 퉁명스럽게 얘기했다. 그들 문화인가” “어머니에게 무의식적으로 주먹 인사를 했더니 피하더라” 등 아프간 사람과 문화에 대한 물음이었다.

허 대표는 “언어가 서툴러 선생님의 수업 내용이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알고 있다’고 답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씨는 “이슬람권이라 남성과의 접촉을 피할 수도 있지만 모든 가정이 그렇지는 않다”면서 “우리나라도 낯선 남자가 주먹 인사하면 여성들이 물러서지 않나. 한국과 아프간은 다르지 않다는 측면에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주일인 24일 울산 동구 남목도서관에서도 ‘함께하는 다문화 가족 민간 정착지원 이해와 소통을 위한 만남의 자리’가 열렸다. 모임은 우리모두친구 주최로 열렸다. KWMA와 세이브더칠드런 등이 동참했고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도 참석했다.

우리모두친구는 2008년부터 아프간 파르완의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근무한 한국 의료진과 직원들이 지난해 12월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을 돕기 위해 설립했다. 대표인 일산백병원 손문준 교수는 “울산에 정착한 사람들은 바그람 병원에서 함께 일한 간호사들”이라며 “지난해 탈레반 공세를 피해 한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위해 단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기적 모임을 통해 이들의 고충을 듣고 한국문화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울산 지역교회는 다사모를 결성했다. 전면에 나서지 않고 NGO와 지자체를 뒤에서 돕는다. 모임을 이끄는 예동렬 우정교회 목사는 “아프간 사람만이 아닌 다문화 사역을 위한 모임이 되도록 아사모 대신 ‘다사모’라 이름 붙였다”면서 “아프간 특별기여자는 교회가 소외된 이웃, 나그네를 돕는 데 거룩한 시너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