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바다주 사막 한가운데 있는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물난리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도심 곳곳에는 물이 범람했고, 카지노 천장에서는 빗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28일 저녁 라스베이거스에는 1시간여 만에 2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기상청이 돌발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NWS의 기상학자 앤디 고렐로는 “약 2시간 만에 이 지역의 1년 강우량의 절반 가까이 되는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각종 SNS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상황이 담긴 사진과 영상이 속속들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강풍에 가로수는 넘어져있고 도시는 물바다가 됐다.
한 호텔 주차장의 입구에는 빗물이 모여 흐르면서 급류 구간으로 변해 오고가도 못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카지노 ‘플래닛 할리우드’에서는 지붕 일부가 뚫리며 폭우가 실내로 그대로 들이쳤으며, ‘서카’ 카지노 호텔의 실내 대형 전광판에는 빗물이 분수처럼 쏟아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서카 호텔의 CEO는 트위터에 “결코 잊지 못할 밤이었다”는 글을 남겼다.
도로의 차들은 거센 물살을 거스르며 주행을 해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소방국에 따르면 폭우가 내린 28일 밤 차량 추돌 사고 등으로 300여건의 긴급 신고가 접수됐다. 또 급류에 휘말린 7명의 시민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에도 천둥 번개로 일대가 정전돼 약 7600명의 시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기상 당국은 이번 홍수가 몬순 기간(우기)에 따른 기후 변화 탓이라며 말라있던 땅에 폭우가 내려 이 같은 물난리가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캐롤린 굿맨 시장은 범람한 물을 미드호(Lake Mead)로 옮기기 위해 ‘홍수 방지 인프라’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동부 켄터키주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에 따르면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집중호우로 강과 하천이 범람해 주택이 침수되고 도로가 유실돼 어린이 6명을 포함한 최소 1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CBS는 주 관계자를 통해 3명의 추가 사망자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이상 기후는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돌발폭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버시어 주지사는 “기후 변화가 실재한다고 믿는다”며 “그것이 더 궂은 날씨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CNN 역시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증기 발생이 늘어나며,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게 되고 결과적으로 잦은 비를 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