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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 알서 암컷만 부화?…“기후변화 탓” 불균형 우려


기후변화의 여파로 바다거북의 알에서 ‘암컷’만 부화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비 불균형이 생겨 개체수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의 바다거북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성비 불균형이 더 악화되는 상황과 씨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의 거북이 병원장인 베스 지르켈바흐는 “지난 4년 동안 바다거북의 부화와 알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수컷 바다거북을 발견하지 못하고 암컷 바다거북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더워진 날씨’에 있었다. 지르켈바흐 원장은 “플로리다의 지난 4년 동안의 여름이 기록적으로 가장 더웠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수정 단계에서 성별이 정해지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바다 거북은 알이 나온 뒤 부화 시점의 주변 온도에 따라 성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바다거북 알이 81.86도(27.7℃) 이하에서 부화하면 수컷이 되는 반면 화씨 88.8도(31℃) 이상에서 부화하면 암컷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올라가는 상황에 이 같은 현상은 다른 국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지르켈바흐 원장에 따르면 호주에서도 바다거북 새끼 99%가 암컷이라는 통계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성비 불균형이 개체수 급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애미의 바다거북 수의사 멜리사 로잘레스 로드리게스는 로이터에 “성공적인 번식을 위한 성비가 균형 잡히지 않았다”며 “수년에 걸쳐 유전적 다양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다거북의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8년 생물학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환경 온난화와 바다거북의 암컷화’ 연구에 따르면 어린 푸른바다거북 암컷은 수컷보다 116배 많았다. 암컷 100개체당 수컷 개체 수는 약 0.86에 그쳤다.

이찬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