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감염자가 급속히 늘고 있는 전염병 ‘원숭이두창’을 대체할 새로운 이름을 찾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원숭이가 원숭이두창의 주 전파자가 아님에도 브라질 등 일부 국가에서 원숭이를 노린 공격이 잇달아 벌어지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WHO는 이날 성명을 통해서 일반 대중도 원숭이두창의 새 이름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의 새 이름이 확정될 시점은 명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이미 ‘콩고분지형’과 ‘서아프리카형’으로 불리던 원숭이두창의 두 가지 주요 변이 명칭은 각각 ‘계통군1’과 ‘계통군2’로 변경됐다.
WHO는 이러한 조처에 대해 “(특정) 문화니 사회, 국가, 지역, 직업, 민족 집단에 불쾌감을 주는 것을 피하고 무역, 여행, 관광, 동물 복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도 원숭이두창이란 이름이 특정 집단이나 지역에 대한 차별과 낙인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명칭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원숭이두창은 지난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3만1000여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 WHO는 지난달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용으로 사육되던 원숭이들에게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최근 WHO는 “원숭이두창 감염은 사람 간 전파”라며 “원숭이는 최근의 감염병 유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