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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땡큐!’ 미국 신규 일자리 창출 기여도 1위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가속하면서 올해 리쇼어링(생산시설 국내 이전) 등에 따른 신규 일자리를 35만 개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등에 대규모 직접투자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에 일자리를 공급하는 핵심 국가로 꼽혔다.

20일(현지시간) 미 비영리 로비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가 발표한 ‘공급망 위험에 따른 리쇼어링 가속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리쇼어링 및 외국인직접투자(FDI)로 만들어진 신규 일자리는 34만8493개다. 지난해 26만5337개보다 8만3156개(31.3%) 늘어난 수치다.

미국에서 리쇼어링 등으로 생겨난 일자리는 2019년 11만250개, 2020년 18만1037개로 최근 4년 연속 강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리쇼어링 및 FDI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규모는 2010년 6011개에서 올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10년간 이렇게 만들어진 누적 일자리 규모는 160만 개를 넘어선다.


단체는 “코로나19 위기는 미국의 수입 의존도 위험을 드러냈고, 그에 따른 공급망 격차와 자급자족 필요성이 리쇼어링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과 중국의 갈등이나 중국의 디커플링 위협을 언급하며 “불안정한 지정학적 우려가 공급만 재편을 주도해 리쇼어링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망 위기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중국은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리쇼어링 일자리의 44%를 차지했다. 중국으로부터의 회귀가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최근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리쇼어링 비중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이미 일자리 복귀가 상당 부분 진행됐기 때문으로 단체는 분석했다.

단체는 실제 중국에서 되돌아온 일자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단체는 “기업들이 보복을 두려워 중국에서 떠난 것을 알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많은 경우 출신 국가를 ‘아시아’로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미국 일자리 창출 기여도는 높아졌다. 단체는 올해 리쇼어링과 FDI로 미국 내 신규 일자리를 발표한 상위 10개국을 발표했는데, 한국이 35만403개(기업 수 34곳)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2만2500개·2곳), 일본(1만4349개·46곳), 캐나다(1만3671개·40곳), 독일(9855개·60곳)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8985개(46곳)로 전체 6위로 집계됐다.

단체는 ‘위구르강제노동방지법’ ‘반도체 산업 육성법’ 등이 미국으로의 리쇼어링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지목했다. 반면 공급망 위기, 미국 내 노동력 부족, 동남아 국가와 멕시코의 산업 역량 증가, 인플레이션, 달러 강세 등이 리쇼어링을 약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기업들은 기록적인 속도로 인력과 공급망을 국내로 데려오고 있다”며 220억 달러(약 29조 원)를 신규 투자키로 한 SK그룹의 사례를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서 ‘리쇼어링’ 언급이 2019년보다 12배가량 많이 언급됐다. 질 캐리 BoA 전략가는 “미국으로의 리쇼어링은 장기적인 흐름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 같은 흐름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