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의한 생화학 테러 피해를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다수의 병사가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여 군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중독 증세를 나타낸 병사들을 검사한 결과 B형 보툴리눔 독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B형 보툴리눔 독소는 토양에 존재하는 세균 클로스트리듐 보툴리눔으로부터 생성된 신경독소다. 보툴리눔 독소는 세포막에서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방해해 근육 마비와 사망을 초래한다. 오염된 식품을 섭취할 때도 감염될 수 있다.
러시아는 자국군 병사들의 중독 증세를 우크라이나의 생화학 테러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모든 분석 결과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의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에서 감행된 화학 테러를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 국방부가 유통기한을 넘긴 통조림에서 종종 발생하는 보툴리눔 독소에 의한 중독 증세인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병사들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전투식량 유통기한을 놓고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자국군의 생화학 테러설을 에둘러 부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