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적으로 만들어져 합성된 각종 화학물질은 갖가지 우리 생활용품의 주원료로 사용된다.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각종 청소용품부터 독성 높은 공업용 화학제까지 사용되는 인공 화학합성물질은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고 영구히 남아 인간의 건강뿐 아니라 동물 식물 토양 등 지구를 오염시키고 훼손한다.
그런데 이런 영구 인공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oly-fluoalkyl substance·PFSA)을 손쉽게 분해해 무해하게 하는 새로운 화학물질이 미국 과학자들에 의해 발명됐다고 미국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과학전문 저널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PFSA를 손쉽고 매우 적은 비용으로 분해하는 방법이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됐다.
신문은 뉴욕대 쉬라 조던 교수(화학)의 말을 인용해 “이 방법은 충격적일 정도로 획기적”이라면서 “PFSA에 오염된 물, 토양 등에 이 물질을 뿌려 낮은 온도에서 PFSA를 끓어오도록 만들어 직접 제거한다”고 전했다.
1930년대 처음 만들어진 PFSA는 이후 수많은 생활용품과 공업제품에 사용돼 편리하게 사용됐지만, 잔여물이 남아 물과 토양을 오염시켜온 ‘죽음의 인공물질’로 불린다. 현대인이라면 자신의 몸속에 PFSA를 전혀 보유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 물질은 광범위하게 쓰였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PFSA를 없애기 위한 수많은 연구를 해왔지만, 실제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나마 생고무의 찐득찐득한 특성을 이용해 오염된 토양 물 등으로부터 PFSA만 먼저 포집해 별도로 밀폐용기에 담아 저장·폐기하는 게 고작이었다. 포집된 PFSA를 태우면 연기에 함유된 PFSA가 기체화돼 공기까지 오염시킨다.
새로운 방법은 PFSA의 탄소입자 체인을 인체에 무해한 원자를 투입해 끊어내는 것이다. 이 체인이 끊어지면 PFSA는 독성을 상실하고 자연상태에서 쉽게 유기물로 분해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연구논문을 제출한 연구팀 소속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PFSA의 탄소입자가 쉽게 늘러붙는 산소원자 대신 다른 유인 원소를 투입하면 PFSA는 독성을 잃는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에 발견된 방법으로 각종 PFSA를 중화하는 실질적 오염제거 기술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