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am News

“文 정부 실망, 尹 정부 큰 기대 안해… 양국 관계 개선 어려워”



스인훙()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수교 30년을 맞은 한·중 관계에 대해 “당분간 개선의 계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베이징 하이뎬구의 한 찻집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윤석열정부에 대한 기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대만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 교수는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엄격한 대북 태세를 취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 러시아, 이란과 뭉치고 있다”며 “중국이 더 이상 한반도 비핵화를 주요 정책 목표로 삼지 않으면서 한·중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 교수는 중국의 대외 정책을 잘 이해하고 이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5월 출범한 윤석열정부가 중국 비난에 가세한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한·미·일 3국 국방장관은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고 인도·태평양에서의 일방적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훈련(림팩·RIMPAC)에 역대 최대 전력을 파견했다. 중국은 한국이 미·일의 반중 안보 체계에 더 깊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중대한 이익이 있다. 공급망 중단,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디커플링 등으로 인해 한·중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입장이 매우 난처하다. 지금 중국의 유일한 친구는 전쟁 중인 러시아, 문제가 많은 북한이다.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거나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중국은 또다시 경제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제 보복으로 상대편을 무릎 꿇게 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한국, 호주, 리투아니아에 경제 보복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윤석열정부에 완전히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없다면 압박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상 처음 대만해협 문제를 언급했을 때 크게 실망했다. 그래서 현 정부에 대해서도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선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국가 원수들의 만남이 늘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건 아니다. 한·중 지도자가 만나도 양국 관계 추세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몇 번 중국을 방문했다고 해서 중국 정상이 똑같이 답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지금까지 한국 대통령의 방중 횟수를 고려해 방한한 적이 없다.”



“2021년 3월 미·중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 직후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았다. 시 주석은 친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는 더 이상 중국 대북 정책의 기본 요소가 아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