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간 드론이 대만 영내인 진먼섬 상공으로 다가가 군용 초소를 촬영하고, 이를 발견한 대만 병사가 돌을 던져 응수한 영상이 유포됐다. 돌을 던진 병사의 얼굴을 고스란히 노출한 이 영상은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에 올라왔고, 곧 중화권 SNS 웨이보에 실려 빠른 속도로 퍼졌다. 대만에선 군사지역으로 드론을 띄운 중국 민간인은 물론, 발포하지 않고 돌을 던져 대응한 병사에게도 비난이 빗발쳤다.
대만 영자신문 타이완뉴스는 25일(현지시간) “드론이 지난 16일 오후 6시 진먼현 리에위 수비대 상공을 비행했다. 대만 병사들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돌을 던져 응수한 영상이 웨이보를 포함한 중국 SNS 플랫폼에 최근 수일간 게재됐다”며 “드론은 중국 민간 무인항공기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진먼현은 대만섬보다 중국 내륙에 가까운 진먼섬의 행정구역이다.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4.5㎞가량 떨어져 있다.
유포된 영상은 비행하는 드론이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로 촬영됐다. 한 초소 상공에서 드론을 올려다보는 대만 병사들의 얼굴이 포착됐다. 병사 중 2명은 드론을 향해 돌을 던졌다. 돌은 드론을 살짝 빗나갔거나 스치고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드론은 날아오는 돌의 궤적을 포착했지만, 화면이 흔들릴 정도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영상은 비리비리와 웨이보를 타고 순식간에 퍼졌다. 대만 SNS 이용자들은 양측의 군사적 긴장 상황에서 군사시설로 드론을 보낸 중국 측 소유자를 향한 비난과 더불어 중국 인민해방군 내부의 공작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영상은 곧 대만 정치권의 시야에도 포착됐다. 이때부턴 대만 병사의 대응 방법을 놓고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대만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 소속 왕딩위 위원은 대응사격하지 않고 돌을 던진 병사를 향해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SNS 이용자들 일각에선 “강경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무력함이 느껴진다” “던진 돌을 드론에 맞추지도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진먼현 방어사령부 대변인은 “문제의 드론이 영내로 진입하지 않고 앞바다까지만 다가왔다. 완전히 영내로 진입하지 않은 만큼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신호탄을 발사하지 않았다”며 “초소는 중국 인민해방군 항공기를 감시하기 위한 감시소였다. 주요 군사시설은 노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