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남부 대도시 충칭시 당국이 최고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었던 24일 1000만명이 넘는 주민들에게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강행했다고 CNN이 25일 보도했다.
24일 충칭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명을 기록하면서 이달 중순 이래 감염자가 146명에 달했다. 그러자 충칭시 당국이 도심 거주 주민 전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명령한 것이다.
1000만명이 넘는 주민들을 검사하기 위해 충칭시 도심에는 3800곳 이상의 검사소가 설치됐다. SNS에는 검사소마다 주민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주민들은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혼절하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는 “현재 기온 43도, 충칭 사람들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SNS에 올라온 한 비디오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선 수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더위를 식히기 위해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충칭시 당국은 이날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기 위해 전 주민의 스마트폰 건강코드를 주황색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코로나19 검사를 완료한 주민들만 녹색 코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녹색 코드가 없으면 자유로운 이동이 불가능하다.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으며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도 출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충칭에 거주하는 젱멩씨는 24일 자정쯤 스마트폰 건강 코드 앱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는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그런 고온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개탄스럽다”면서 “이것은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합법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도한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우리는 큰 불편을 겪었다. 많은 친구가 강제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