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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심판’서 ‘바이든 對 트럼프’ 대결 된 美 중간선거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적 투표’라는 중간선거에 대한 기존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에서 여전히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간선거가 바이든 정부에 대한 평가가 아닌 ‘바이든 대 트럼프’에 대한 선택의 문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중간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평가적 투표라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기존의 문법이 트럼프 전 대통령 때문에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소식은 연일 정치권을 강타하며 공화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모양새다. 그가 각종 수사로 위기에 처하자 공화당 지지층은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근 공화당도 정통 보수파가 아닌 극우로 분류되는 ‘친트럼프’ 인사들이 미 중간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WP는 이 같은 상황이 오히려 바이든 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희석해 ‘바이든 대 트럼프’의 선택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 이후 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는 증가한 바 있다. 2018년 미 중간선거에서는 전체 투표율이 53.4%였다. 이는 중간선거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자 2014년보다 11% 포인트 증가한 수치였다. WP는 “2018년 민주당은 2014년보다 2300만 표, 공화당은 약 1100만 표를 더 얻었다”며 “트럼프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선거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MAGA’라는 공화당의 극우적 구호가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중간선거를 바이든에 대한 평가적 투표가 아닌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택이라는 프레임으로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파 공화당 후보자의 상당수가 자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지속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공화당이 ‘반파시즘’으로 전환했다고 주장하고 “MAGA 공화당은 우리의 개인 권리와 경제적 안보를 위협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선거는 민주당에게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1961년 이후 대통령 중 취임 19개월 차 국정 지지율이 바이든(38%)보다 낮은 대통령은 없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