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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끝낸 헌신적 평화론자"…세계 지도자, 고르바초프 애도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비에트연방(소련) 대통령이 어제(30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냉전을 종식한 옛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미국과 소련 간 냉전체제를 종식한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 대통령의 별세를 애도하며 용기 있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어제 성명을 내고 "고르바초프는 비범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우린 그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그의 믿음으로부터 혜택을 본 모든 사람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르바초프가 집권했을 때 냉전은 거의 40년간 지속되고 있었고 공산주의는 그보다 더 오래 지속되면서 파괴적인 결과를 낳고 있었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용기를 가진 소련 고위 당국자는 거의 없었다. 나는 미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으로서 그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언급했다.

또 "그는 미소 두 나라의 핵무기를 감축하고 핵무기 경쟁을 종식하기 위해 기도하는 전 세계인을 구원하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협력했다"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저녁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소련 국민의 자유를 위해 모든 열정을 바친 리더"이자 "개혁적 지도자이자 두려움을 몰랐던 투사"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어 "냉전이란 갈등 체제를 한 사람의 의지가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준 지도자였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자유라는 반짝이는 별을 공산권 국가 시민들에게 선사한 영웅이었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세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에 대해 "세계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그는 복잡하고 극적인 변화의 시기에, 외교 정책과 경제적, 사회적 대규모 도전의 시기에 국가를 이끌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깊이 이해했고, 시급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전·현직 총리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32년전 이뤄진 독일 통일은 고르바초프가 추진한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의 유산이라며 이에 대한 사의를 담아 깊은 애도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을 '용감한 개혁가'로 기렸다.

그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많은 것을 과감히 시도했다"면서 "그의 정책은 독일이 통일되고, 철의 장막이 사라지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고르바초프 덕에 민주주의를 확립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면서 "그는 러시아에서 민주주의가 좌절됐을 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에 새로운 참호를 파는 시대에 세상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유일무이한 세계지도자"였다며 "그의 역사적 성과에 대한 추모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 끔찍한 나날을 멈추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깊은 슬픔에 잠겼다"면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세계사를 썼다. 그는 단 한 명의 정치지도자가 세계를 얼마나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지 모범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메르켈 전 총리는 "개혁과 개방을 향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용기가 없었다면,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불러온) 옛 동독의 평화 혁명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이렇다할 애도의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 제기된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건조하게 애도의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고르바초프 선생은 이전에 중국·소련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우리는 그의 병사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짧게 답했다.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의 어제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향년 91세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소련의 첫 대통령이자 전 공산당 서기장으로서 전제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무너뜨린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동서독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높이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