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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가스프롬 “상반기 순익 55조원, 사상 최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상반기 최대 매출을 올려 주주들에게 역대 최고 배당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밀러 CEO가 운영하는 가스 수출 회사다.

8월 31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올해 상반기 배당금을 지급하기 위한 특별 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실적이 매우 좋으므로 역대 최고 배당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프롬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5000억 루블(약 55조7000억원) 규모다.

밀러는 “러시아의 가스 매장량은 100년 동안 쓸 수 있다”며 “우리 러시아 고객들은 저렴하고 믿을만한 에너지 공급원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가스프롬의 영향력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가스프롬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시베리아를 통해 중국으로 가는 가스량이 60% 늘었다. 밀러는 “2023년 차얀다 가스전과 코빅타 가스전을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에 가스 공급량을 늘릴 것”이라며 “더 많은 가스가 (중국에)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에너지무기화’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프롬은 발트해를 통해 독일 동부로 연결되는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사흘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가스프롬의 이 같은 조치로 유럽 전역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가스 값은 과거 10년 평균 가격의 10배로 폭등했다. 이탈리아의 에너지 회사 에니는 가스프롬으로부터 가스 공급이 최근 며칠 동안 하루 270만㎥에서 200만㎥로 줄었다고 했다. 프랑스 가스회사 엔지도 가스프롬이 계약 분쟁을 이유로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스프롬의 이번 가스 공급 중단에 대한 영향력은 아직까진 미미하다. 유럽 가스 가격은 지난 26일 메가와트시(mWh) 당 340유로를 기록한 뒤 234유로까지 급락했다. 가스 가격 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퇴 우려가 컸다. 그러나 겨울을 앞두고 가스 공급 중단이 장기화하면 유럽 전역이 다시 심각한 가스 난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가스프롬은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정상화하는 전제로 서방의 제재 해제를 거론했다. 밀러는 “상대가 너무 많은 제재를 부과해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실도 전날 노르트스트림1을 완전히 가동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가 서방의 제재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