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 회장이 러시아의 한 병원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러시아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은 재계 거물은 9명이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67) 회장이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병원 창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현지 언론은 관계자를 인용해 “마가노프 회장은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고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었다”며 “자살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루크오일’도 성명을 내고 “마가노프 회장이 심각한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비통한 손실에 대해 깊이 애도하며 마가노프 회장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가노프 회장과 가까운 지인 3명은 로이터 통신에 마가노프 회장이 자살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로이터 통신은 모스크바 경찰에 사안에 대해 질문했으나 경찰은 연방수사위원회로 질의를 이관했고, 연방수사위원회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3월 3일 마가노프 회장이 이끄는 ‘루크오일’은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무력 분쟁의 조속한 종식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기업인들의 죽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선박회사 ‘아스트라시핑’ CEO인 유리 보로노프(61)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한 수영장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최근 몇 달 사이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고위 관계자 4명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들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또 액화천연가스 기업 ‘노바텍’의 전 CEO인 세르게이 프로토세냐(55)도 스페인 한 빌라에서 아내와 딸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프로토세냐가 가족을 살해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최근 우크라이나 출신의 사업가 미하일 왓포드, 러시아 사업가 바실리 멜니코브가 사망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