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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남노’ 덮친 日 오키나와 피해 속출… 주민 11만명 피난 지시·대규모 정전


태풍 ‘힌남노’가 4일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통과하면서 ‘역대급’ 태풍의 위력을 보여줬다. 태풍 경로에 가까이 위치한 오키나와에선 초속 40m 안팎의 강풍에 시설물 피해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이날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사이를 통과하면서 최대 풍속 초속 40m, 순간 최대 풍속 초속 60m의 강풍을 일으켰다.

태풍은 오키나와 제도 남서쪽 섬들에서 건물 외벽을 무너뜨리는 등 시설물 피해를 냈다.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 등지에선 강풍으로 가로수가 꺾이거나 잘려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망고 등을 재배하는 농업용 비닐하우스가 부서졌고 미야코지마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현 지사 선거 사전 투표소가 폐쇄됐다. 오키나와 제도의 여러 섬을 잇는 항공편 268편도 결항했다.

강풍에 노인들이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이 잇따랐다. 오키나와 본섬의 나하시에서 89세 여성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쳤고, 60대 여성도 경상을 입었다. 전날에는 70대 여성과 80대 남성이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

태풍의 직접적인 세력권에 있던 미야코지마시, 다라마손, 이시가키시, 다케토미초의 6340가구는 정전을 겪었다고 오키나와전력이 밝혔다.

본섬 나하시에서는 태풍의 영향으로 3~4일 9월 평균 강수량의 80%에 달하는 217.0㎜의 비가 내렸다. 본섬 최북단의 구니가미에선 오전 1시간 동안 61.5㎜의 비가 왔다. 오키나와 제도의 이시가키시, 미야코지마시, 다케토미초 등은 전날 주민 약 11만명에게 ‘피난 지시’를 발령을 내렸다. 일본 당국의 재해 5단계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레벨4’에 해당한다.

대만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대만 먀오리현에서는 산사태로 가로수 100여 그루가 쓰러졌으며 장화현에서는 오토바이를 타던 시민이 강풍에 떨어진 신호등에 맞아 갈비뼈가 부러졌다.

일본 기상청은 “5일에도 오키나와와 서일본을 중심으로 강풍이 계속될 전망이며 6일에는 태풍이 규슈에 접근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