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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하는 중·러…올해도 합동 해상순찰, 中서열 3위 리잔수는 EEF 참석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군 합동 순찰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5일 보도했다. 러시아가 주도하고 중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군사훈련 ‘보스토크(동방)-2022’가 끝난 뒤 중·러가 동해와 서태평양 일대에서 합동 순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분야 교류는 정상화됐다”며 “보스토크-2022 훈련 종료 후 2차 합동 해상 순찰이 실시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055형 대형 구축함 난창을 비롯해 054A형 유도미사일 호위함 옌청, 903A형 종합 보급선 둥핑후 등을 지난 1일 시작된 보스토크-2022 훈련에 파견했다. 중국이 러시아가 주도하는 군사 훈련에 육·해·공군 부대를 한꺼번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5만명 이상의 군인과 항공기 140대, 군함 60대 등 5000여개의 무기와 군사 장비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지난해 10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표트르 대제만 부근 해역에서 해상연합-2021 훈련을 실시한 뒤 7일 동안 군함 10척을 투입해 동해와 서태평양, 동중국해를 가로지르며 합동 기동훈련과 실탄 사격훈련 등을 벌였다. 사실상 일본 열도를 한 바퀴 도는 형태다. 올해에도 합동 순찰이 이뤄진다면 비슷한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군사전문가 장쉐펑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법상 허용되는 모든 수역에서 전략적 합동 순찰을 할 수 있다”며 “이는 일상적인 군사 작전이자 외국과의 정상적인 군사 교류”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군사 분야에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양국 무역액은 약 1460억 달러(200조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서로 자매 결연을 맺은 도시는 150곳이 넘는다.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 등 다자 차원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권력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오는 7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한다. 가오페이 중국외교학원 교수는 “EEF는 러시아에 매우 중요한 경제 포럼”이라며 “리 위원장의 참석은 양국이 양자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중국과 러시아간 포괄적 전략적 협력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확고한 관계는 전 세계에 확실성과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EEF 포럼 주제는 ‘다극화 세계로 가는 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EEF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강력한 정치적, 경제적 중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구체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 위원장은 러시아에 이어 몽골, 네팔,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이 러시아와 군사 관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반발을 사면서까지 더 밀착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아르춈 루킨 극동연방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중국은 적어도 군사 분야에서는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하지만 강화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양국간 군사 기술이나 정보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외부인으로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 전문가 할 브랜즈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 기고에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미국에 맞서 패거리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 권위주의 국가는 공식적인 안보 동맹은 아니지만 어떤 면에서 이는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