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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 강한 ‘변신의 귀재’… “성공 위해선 마음 풍향계처럼 바꿀 사람”


영국의 새 총리로 선출된 리즈 트러스()는 ‘야망’과 ‘변신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인물이다.

트러스 총리는 1975년 7월 영국 옥스퍼드에서 수학과 교수인 아버지와 보건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집안의 정치적 분위기는 좌파에 가까웠다. 어머니는 영국 내 미국 핵무기 배치를 허용한 마거릿 대처 정부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 딸이 보수당 소속으로 출마하자 아버지는 유세 지원을 거부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승부욕이 강했다. 그의 오빠는 BBC 라디오에서 “가족이 보드게임을 자주 했는데 동생은 지는 것을 싫어했고, 이기지 못할 상황에서는 사라지곤 했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명문 옥스퍼드대 내에서도 인재의 산실로 꼽히는 정치·경제·철학 융합학과(PPE)를 전공했다. 저학년 때는 중도좌파 성향의 자유민주당 활동을 했지만 중간에 보수당으로 옮겼다. 정계 입문 전에는 정유업체 ‘쉘’과 통신업체 ‘케이블앤와이어리스’에서 회계사로 10년간 일했다. 동료 회계사인 휴 올리어리와 2000년 결혼해 10대 딸 2명을 키우고 있다.

정치 도전 뒤 2001년 첫 선거와 2005년 선거에서 모두 낙선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지원으로 2010년 총선에서 보수당 강세 지역인 잉글랜드 동부 노퍽 남서부 지역에 공천받아 당선됐다.

정계 입문 이후엔 탄탄대로를 걸었다. 캐머런, 테레사 메이, 보리슨 존슨 3명 총리 밑에서 6차례 장관직을 수행하며 중량급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지난 7월 보리스 존슨이 총리직 사퇴를 발표하자 당대표(총리) 선거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3위를 차지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 2위인 페니 모돈트 후보를 극적으로 제치며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이념을 바꿔 변신의 귀재로 불린다. 대학 시절 군주제를 비판했지만 현재는 왕실이 영국을 대표한다고 주장한다. 브렉시트도 초기엔 반대하다 보리스 존슨 내각에 들어서자마자 적극적 옹호로 입장을 바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성공을 위해서는 마음을 풍향계처럼 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