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전세계에서 쇄도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제7회 세계종교지도자대회 참석을 위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촉구했다고 13일(현지시각) AP통신 등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카자흐스탄 회담에서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종교 지도자가 먼저 평화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인간 생명의 근원인 창조주를 믿는 우리 신자들이 생명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며 “(신이) 인간 권력욕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무기가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분쟁을 해결할 것을 요청하며 “폭력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신성(神聖)은 절대 권력을 위한 소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카자흐스탄의 작은 가톨릭 공동체를 위한 야외 미사에서 “사랑하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갈등보다 대화가 우선시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필요하냐”고 물으며 “유일한 해결책은 평화이며 평화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대화”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의 대면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키릴 총대주교가 불참해 무산됐다. 키릴 총대주교는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성전’이라고 묘사하며 이번 전쟁을 적극 지지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방문을 앞두고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교황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은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카자흐스탄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15~16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