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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교장관, 안보리 회의서 젤렌스키에게 “개XX”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2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개XX”(son of a b*tch)라고 욕설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 연설에서 “전쟁의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두고 “개XX” 등의 욕설을 이어갔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향한 미국 등 서방의 지원이 러시아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미국의 정책 기조가 “그(젤렌스키)는 개XX지만, 우리(미국)의 개XX다”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이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부적절한 단어”였다며 질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전쟁을 정당화하는 발언도 이어나갔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평화로운 돈바스에 거주하던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법적인 공격을 감행했다”며 “(침공은) 젤렌스키 정권의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반(反)러시아적인 동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 4곳에서 23일부터 27일까지 실시하는 주민투표에 대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8월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을 위협하는 발언을 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러시아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쿨레바 외교장관은 “러시아 외교관들이 거짓말로 범죄를 선동하고 은폐하는 데에 직접 동조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대해 “파렴치하다”고 맞받아쳤다.

쿨레바 장관은 또 “러시아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러시아는 원자력발전소를 포격하고 점령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민간인과 기반시설에 미사일 폭격을 발사해도 된다고 여긴다”고 비난했다.

이날 라브로프 장관은 자신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회의장을 떠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이를 두고 “오늘 나는 러시아 외교관들도 러시아 군인들처럼 적절하게 도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