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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가스관 폭발 “메탄가스 누출 역대급…기후 재앙”


독일과 러시아 사이를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의 폭파 의심 사고로 인해 막대한 양의 메탄가스가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 스탠퍼드대 기후학자인 롭 잭슨 등 미국 과학자 2명에게 의뢰해 덴마크 정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악의 시나리오 기준 가스관에서 7억7800㎥에 달하는 가스가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바다와 대기에 배출된 메탄가스는 5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메탄 누출 사고로 꼽히는 미국 아리소 캐니언 가스저장소 천연가스 누출 사고 때 방출된 9만∼10만t의 약 5배에 달한다. 당시 사고는 2015년 10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천연가스가 샜다.

메탄가스는 또 다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에 비해 태양열을 80배 이상 많이 흡수하기에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주요 온실가스로 꼽힌다.

앞서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스트스트림-2에서 폭파로 추정되는 3건의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를 의심하고 있다.

잭슨 박사는 메탄 누출의 심각성을 우려하면서 “이번 일을 저지른 자는 전쟁범죄로 기소돼 감옥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저 석유가스 산업에 종사하다 현재는 비영리 환경단체인 환경방어기금(EDF)에서 일하는 화학공학자 앤드루 백스터는 덴마크 정부의 가스 누출량 추산치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적으로 따지더라도 이번에 누출된 메탄가스는 아리소 캐니언 사고의 2배에 이를 것이라면서 “이는 기후에는 재앙적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국 임피리얼칼리지 런던의 폴 발콤브 교수도 사고 해역 바다 표면에서 메탄가스 거품이 목격되고 있는 것은 가스관 파손으로 메탄가스가 위쪽으로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가스관의 압력 상실은 이미 많은 양의 가스가 샌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덴마크는 이번 사고로 방출된 온실가스가 덴마크 연간 방출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붓짜우 덴마크에너지청 대표는 해저 가스관 3곳의 파손으로 인한 가스 누출은 덴마크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2%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2020년 덴마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4500만t이었다.

붓짜우 대표는 그러면서 파손된 가스관에서의 가스 누출이 다음 달 2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해저 70∼90m에 위치한 가스관의 상태를 살피러 전문가들이 언제 내려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한 채 “가스가 누출되는 한 그곳은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