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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경기침체 경고…JP모건 CEO “미·세계 경제에 침체 올 것”


전세계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급격한 금리인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악재들이 겹치며 세계 경제를 연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도 동시다발적으로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면서 글로벌 경제도 차갑게 얼어붙으리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상반기에 미국과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 CNBC 방송에서 “끝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큰 폭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 등이 경기침체의 잠재적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미국과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진 상태”라며 “이로 인해 미국도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정 국가나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 더 큰 타격과 패닉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 연준 의장도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불안 등을 언급하며 금융상황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금융 기관이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아시아 등)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로 대규모 자본 유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더라도, 해당 상황이 금융 여건을 악화시키면 문제를 심화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강력한 긴축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 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을 향해 “인플레이션 목표는 중기 목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6개월 이내에 충족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올라 연준 목표치인 2%를 18개월째 웃돌았다. 연준은 이를 낮추기 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을 추가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학 교수도 별도 기자회견에서 “정교하게 조직된 금융 시스템이라도 공포 자체에는 취약하다”며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시장의 공포 확산을 막기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전 세계를 경기침체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위원장은 EU 대사 초청 행사에서 “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달러를 잡고 역환율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 Fed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렐 위원장은 “지금으로선 모두가 Fed를 따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국 통화가 평가절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금리를 인상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글로벌 경기침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