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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측근 요트 압류해야”… 미·홍콩 갈등


홍콩 빅토리아항에 입항한 러시아 재벌 소유의 호화 요트 압류 문제를 놓고 미국과 홍콩 당국이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은 해당 요트가 제재 대상이라며 압류할 것을 요구했지만 홍콩 당국은 거부했다.

문제의 요트는 러시아 부호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알렉세이 모르다쇼프가 소유한 5억 달러(7000억원) 상당의 ‘노르(Nord)’로 지난 5일 홍콩에 입항했다. 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다수의 사법 관할권으로부터 제재를 회피하려는 개인에 의해 홍콩이 도피처로 활용된다면 홍콩의 사업 환경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 금융센터로서 홍콩의 명성은 국제법과 국제 기준을 준수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노르 압류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홍콩 당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아닌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일방적으로 부과한 제재는 이행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11일 브리핑에서 “홍콩은 개별 사법 관할권이 가한 일방적인 제재에 따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 제재를 준수하는 것이 우리의 체계이자 법규”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 대변인도 “홍콩에 대한 비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가세했다.

모르다쇼프는 러시아 철강업체 세베르스탈의 대주주로 가족 재산만 291억 달러(41조원)인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의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제재 대상인 러시아 재벌들은 서방 국가들이 요트 등을 압수하자 튀르키예 등으로 피신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