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급격한 금리 인상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격화 등 악재가 겹치며 세계 경제를 연일 압박하고 있어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상반기 미국과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1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 CNBC방송에서 “끝없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큰 폭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긴축 등이 경기침체의 잠재적 지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미국과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심각한 요인으로,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진 상태”라며 “미국도 6∼9개월 내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현 수준에서 다시금 20% 정도 빠질 수 있다”며 “추가 하락은 이전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준 의장도 이날 미 워싱턴DC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금융 상황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금융기관이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아시아 등) 신흥시장은 매우 강한 달러로 대규모 자본 유출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 문제가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되진 않더라도 해당 상황이 금융 여건을 악화시키면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연준이 전 세계를 경기침체의 소용돌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위원장은 EU 대사 초청 행사에서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강달러를 잡고 역환율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 Fed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자국 통화가 평가절하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금리 인상을 위해 뛰어가고 있으며 이것은 결국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박재현 기자,
박재현 기자,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