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 시설을 중점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에 전력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가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주요 도시에 또 한 번 공습을 강행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전력과 수도 공급이 차단됐다.
키이우 검찰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수도를 향한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 당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화력발전소가 있는 키이우 북부 지역에 여러 차례 큰 폭발음이 울려퍼졌으며 이후 짙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디텍(DTEK) 관계자는 “중요 인프라 시설이 손상을 입어 키이우 일부 지역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었지만 현재는 복구된 상태”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이날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140㎞ 떨어진 도시 지토미르도 전기와 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세르히 수코믈린 지토미르 시장은 “현재 도시에 빛도 물도 없다”며 “병원은 예비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또 다른 종류의 러시아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과 중요 인프라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면서 지난 10일 이후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30%가 파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다”며 “푸틴 정권과 협상을 위한 공간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향한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시민들과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의식적 소비’를 촉구하고 있다”며 “상점과 은행, 주요 소매업체 등은 SNS에 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고 간판 조명을 끄고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 내 일부 광고판은 더 이상 밤에 불을 밝히지 않으며 가로등은 전기 절약을 위해 부분적으로 꺼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시민들이 난방할 수 없다면 생활에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급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