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백인 부자가 흉기를 든 강도에게 공격을 당한 한국계 여성 장은희씨를 구했다.
2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9시(현지시간) 뉴욕 퀸스의 ‘루이스 피자’ 앞 거리에서 장씨는 칼을 든 강도 3인조를 마주쳐 가방을 빼앗기고 등을 찔렸다. 장씨의 비명을 들은 피자 가게 주인 루이 설요빅(38)씨와 부친 카짐(68)씨는 바로 가게 밖으로 나가 강도와 맞섰다.
이들은 강도와 격투를 벌여 시간을 벌였다. 결국 제때 도착한 경찰이 강도를 체포했다. 카짐씨는 강도와 맞서는 과정에서 팔, 등, 배를 흉기로 아홉 차례 찔려 폐를 다쳤다. 아들 루이씨 역시 척추 옆을 한 차례 찔려 폐가 찢어졌다. 군인 출신으로 밝혀진 루이씨는 곧 퇴원할 예정이지만, 카짐 씨는 고령에 부상 정도가 심해 치료가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씨는 “아시아계 여성이 범죄에 당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 같은 상황이 다시 벌어져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장씨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 설요빅 부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뉴욕 경찰은 강도들을 강도∙폭행 및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건 보름 전에도 75세 여성을 포함해 다른 2명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강도를 물리친 용감한 부자의 사연을 전하며 이름을 공개했다. 이어 “두 사람이 여성이 강도를 당하는 장면을 보자마자 가게 밖으로 달려 나왔고, 강도와 대치하는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다”며 “두 사람의 용감한 행동에 감사하며 쾌유를 빈다”고 적었다.
부자의 사연을 접한 시민들은 피자 가게를 돕겠다며 펀딩을 진행했다. 펀딩은 단 이틀 만에 3900명 이상이 참여해 18만 8000달러(한화 약 2억 3000만원)의 기부금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펀딩을 진행한 멜라니 브루샛은 “이들 부자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가게 문을 닫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인근 엘름허스트 병원 의료진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려 격리중인 사람들에게 음식을 가져다 줬다며 “두 사람은 진정한 영웅이자, 이들이 보여준 용기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