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부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3세 소년이 병동에 누워 아버지를 애타게 찾는 영상이 세계인은 눈물바다에 빠뜨렸다.
미국 CBS방송은 지난 31일(현지시간) “마리우폴에서 가족들과 부상을 입은 어린 우크라이나 소년이 병원 침대에서 아버지를 찾으며 울부짖고 있다”며 3세 소년 ‘디마’의 영상을 게재했다.
자포리자의 한 병원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지난 27일 수술을 받은 후 치료를 받고 있는 디마의 모습이 담겨있다. 작은 몸 곳곳에는 비위관 호스를 포함한 각종 의료장비를 달고 있으며, 그 때문에 몸도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 침대 프레임에는 ‘디마, 3’이라는 글자가 펜으로 적혀있다.
디마는 울먹이면서 “아빠는 오고 계시나요”라고 묻기 시작하다가 “아빠, 아빠”라고 연신 부르며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몸을 힘겹게 움직이며 눈물을 닦고는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아빠는 어디 계세요” “아빠는 오시나요”라고 재차 물었다.
이때 나타난 의료진은 그런 디마가 안쓰러웠다. “응. 오실 거야. 그러니 울지마렴. 알겠지?” 달래주는 의료진에게 디마는 “아빠가 오신다고요”라고 되묻고 의료진은 “그래. 금방 오실 거야”라고 답했다.
이 영상은 공개 직후 온라인상에서 수천 회 이상 공유되며 전 세계인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디마의 아빠도 공습으로 부상을 입고 디마와 같은 병원의 다른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으로 확인됐다. 가족은 지난달 19일 마리우폴에 대한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으로 부상을 입었다. 디마가 현재 있는 병원은 마리우폴에서 200㎞ 이상 떨어진 자포리자에 위치한다. 이곳까지 후송되는 데는 며칠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마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진 올레나 프레바키나는 “이곳까지 와서 집중 치료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지금 우리 병원에는 세 어린이가 치료 중이며, 모두 폭격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상을 연결할 거점으로 보고 우크라이나 침공 뒤 포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테차나 로마키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달 28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마리우폴에서만 적어도 민간인 5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도시 내 주거용 건물의 90%가 손상됐으며, 이 중 40%는 완전히 파괴됐다. 140여 곳에 이르는 지역 내 병원, 학교, 유치원 등을 비롯해 다수의 공장, 항구 등도 러시아군 폭격으로 피해를 봤다.
러시아군은 지난 1일 오전 10시부터 마리우폴에서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성명을 통해 적십자팀이 마리우폴에 도착하지 못했고 뒤따를 예정이었던 피란 버스도 러시아군의 저지로 도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ICRC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도 개설할 수 없었다”며 “2일에 다시 한번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안전 통로를 개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