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을 맞았을 때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심근염 등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일(현지시간)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후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뒤에 심근염과 심낭염,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미국의 40개 의료법인이 확보한 5세 이상 남녀 약 1500만명의 의료 기록을 토대로 이뤄졌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가장 높다고 알려진 10대 남성에서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 위험은 백신 접종에 따른 위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17세 남성 10만명 중 최소 50명이 코로나19 감염 뒤 심근염·심낭염을 일으켰지만, 2차 백신 접종 뒤에는 최소 22명이 걸렸다. 또 MIS를 포함한 전체적인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봐도 코로나19 감염 이후가 2차 백신 접종 이후보다 1.8~5.6배, 1차 백신 접종 이후보다는 4.9~69배 높았다.
18~29세 남성의 10만명당 심근염·심낭염 발병 건수는 코로나19 감염 뒤 최소 55명, 2차 백신 접종 후에 6.5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 후 심장질환에 걸릴 위험은 2차 백신 접종 후보다 6.7~8.5배 높았다. 30대 미만 남성 전체로 보면 이 수치는 최소 10.8배에서 최대 115.2배에 달했다.
모든 연령대로 확대할 경우에도 코로나19 감염 뒤 위험성이 연령과 성별, 접종 횟수 등에 따라 2.2∼115.2배 높다고 CDC는 밝혔다.
CDC는 다만 코로나19 감염 이후든, 백신 접종 이후든, 이 같은 심장질환이 발병한 경우는 드물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은 특히 10대를 비롯한 젊은 층에서 심근염, 심낭염 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앞서 CDC는 지난달 12∼39세 남성의 경우 심근염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화이자나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때 1차 접종 뒤 8주를 기다렸다가 2차 접종을 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