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진이 줄기세포를 통해 배양한 적혈구로 이뤄진 인공혈액을 처음으로 인간에 수혈하는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혈액·이식본부와 영국 브리스톨·케임브리지·런던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한 인공배양 혈액이 인체에 수혈되는 세계 최초의 임상시험이 진행됐다. 시험 성공시 빈혈 등 정기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인공혈액이 인체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지를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알아낼 예정이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4개월 간격으로 각자 5~10㎖의 인공혈액과 일반 혈액을 수혈받는다. 또 인공혈액이 체내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지 의료용 방사성 물질로 구분되도록 표시해서 확인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헌혈의 빈도와 규모가 감소하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슐리 토이 브리스톨 대학 교수는 “일반 혈액은 새 적혈구와 오래된 적혈구가 섞여 있으나, 인공혈액은 100% 새 적혈구로 이뤄져 있어 기존 수혈받은 혈액보다 더 오래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공혈액은 희귀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의 헌혈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비용과 기술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영국 NHS는 혈액 배양에 수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밝혔다. BBC는 인공혈액 배양에 필요한 줄기세포는 시간이 흐르면 파괴돼 얻을 수 있는 혈액의 양이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점이 해결되면 희귀 혈액형과 유전병 환자 혹은 응급 환자들이 혈액 부족으로 사망하는 일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