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영향으로 LA를 비롯한 남가주에 100년 만의 거대한 홍수 위험이 닥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다수 남가주 주민들은 앞으로 닥칠 가장 위험한 자연재해로 대형 지진을 생각하지만 홍수 위험도 대비를 해야한다는 지적이다.UC 어바인 대학이 최근 실시한 한 연구에 따르면 10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는 폭풍우 현상으로 발생하는 홍수 피해가 LA 지역 해안가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측됐다.‘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저널에 실린 이번 연구에 참여한 브렛 샌더스 UC 어바인 토목환경공학 교수는 “100년만의 홍수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역 내 거의 100만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연방재난관리청이 추정한 것보다 30배나 많은 주민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연구자들은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주민이 백인 거주자 보다 홍수에 노출될 확률이 각각 79%, 17%, 11%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UC 어바인 연구진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샌타모니카 산맥 남쪽에서 롱비치까지 약 87만4,000명의 주민들과 최대 1,080억달러 규모의 주택, 부동산이 홍수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게 된다.연방 재난당국은 수십 년 전 피코 리베라에서 롱비치까지 17마일이나 뻗어 있는 저지대를 노후화된 수로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 한 엘니뇨 폭풍우 때 침수 위험이 높은 ‘특별 홍수 위험 지역’(special flood hazard area)으로 지정했다.앞서 UCLA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도 미래에 메가톤급 홍수가 남가주를 초토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홍수는 ‘방주폭풍(ArkStorm)’으로 명명됐고, 대지진처럼 시기를 알 수 없어 ‘또 다른 빅원(the other Big One)’으로도 불리고 있다. 보고서는 비교적 국지적인 빅원의 피해에 비해 방주 폭풍 피해는 가히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눈보다 비가 많이 내려 캘리포니아 대다수 강의 유수량이 2~4배 폭증할 것이라며 범람한 물이 오랜 가뭄으로 굳어진 땅에 흡수되지 않고 퍼져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라 남가주 주요 고속도로들이 대부분 붕괴되거나 유실되고 LA와 샌디에이고를 비롯한 저지대 해안 대도시들이 물에 잠겨 도시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캘리포니아에서 이런 대홍수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건 1862년이었다. 당시 북가주에 한달간 30인치의 물 폭탄이 쏟아져 샌프란시스코와 새크라멘토가 물에 잠겼다.전문가들은 다가오는 거대한 홍수를 대비해 도시 홍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댐 등의 저류시설과 하천, 도시 내 하수관 및 배수시설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주민들에게 홍수의 위험을 알리고, 한정된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교육해야 한다고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