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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장 “기후위기, 지옥행 고속도로 타고 가속페달”


전 세계 100여명의 국가 지도자들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 모여 기후위기에 대해 의논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7일(현지시간) 개막한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2주 동안의 회담으로 세계는 냉엄한 선택에 직면했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세계를 저탄소 경로로 만드는 ‘역사적 협약’을 만들거나 기후 붕괴와 재앙을 가져올 ‘실패’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늘고 지구 온도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며 “지구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회복 불가능한 혼란의 정점으로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전 세계의 가난하고 취약한 이들이 이미 극단적인 날씨의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며 “기후 재해의 강도와 빈도는 이보다 더 높은 적이 없었다. 세계 각지에서 10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기후 변화 대응이 늦춰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의 다짐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에너지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 때문에 기후에 관한 우리의 다짐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모든 국가는 그들 자신의 다짐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 것이 도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반드시 필요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기후 안보는 에너지 안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푸틴의 혐오스러운 전쟁, 그리고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이것들은 우리가 더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이 환경 문제에서는 신뢰성의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아프리카의 가스 자원을 탐내는 행동을 ‘자원 식민주의’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기후 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도덕적으로 비겁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