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개빈 월리엄슨 정무장관이 과거 보수당 동료 의원과 공무원 등을 괴롭혔다는 의혹으로 리시 수낵 총리 내각에서 사임했다. 수낵 내각의 첫 낙마 사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 시각) 윌리엄슨 장관이 과거 보수당 동료 의원과 공무원 등에게 폭언하고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받기 위해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가디언은 7일 윌리엄슨 장관이 테레사 메이 전 총리 내각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내며 국방부 고위공무원에게 “목을 그어라(slit your throat)” “창밖으로 뛰어내려라(jump out of the window)”는 등의 폭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들은 국방부 인사과장에게 그의 행위를 비공식적으로 보고했지만, 정식 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윌리엄스 장관은 또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때 웬디 모턴 원내 총무에게 “몹시 역겹다” 등의 심한 욕설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여왕 장례식장 참석 명단에 자신이 제외됐다는 것이 욕설의 이유였다. 더불어 동료 의원들에게 성적인 농담과 욕설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러한 의혹 보도에 윌리엄슨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사임 서한을 공개하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나는 제기된 문제들에 해명하고 오명을 벗기 위해 물러나기로 했다. 사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에 수낵 총리는 윌리엄슨 장관의 사직 의사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사임 결정을 존중한다. 그가 왜 이런 결정을 느꼈는지 이해한다”고 밝혔다.
윌리엄슨 장관은 이미 과거 정부에서도 2차례나 경질된 이력이 있다. 이중 한 번은 메이 총리 시절 당시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국가안보 관련 기밀을 누설한 의혹이 경질 사유였다. 하지만 그는 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해당 의혹을 폭로한 공무원은 윌리엄슨이 해당 의혹으로 해임된 후 “소리를 지르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윌리엄슨 장관의 사임으로 수낵 내각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수낵 총리는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을 재기용한 것을 두고도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브레이버먼 장관이 기밀문서를 개인 이메일로 보낸 사실이 드러나 리즈 트러스 전 총리에 의해 경질됐지만, 수낵 총리가 그를 다시 장관으로 복귀시켰기 때문이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