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지 2주 만에 트위터가 수렁에 빠지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전체 인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3700명을 대량해고한데 이어 최근 법 준수 업무와 관련된 핵심 임원들이 줄사표를 냈고 머스크의 입에서는 ‘트위터 파산’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현지시간)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후 처음으로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지 않으면 (트위터의) 파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어 “직원들은 주 80시간 근무를 대비해야 하고, 무료 음식과 같은 회사 내 특전 등은 줄어들 것이다” 등의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작된 재택근무 또한 모두 종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머스크가 파산 경고를 한 이유는 트위터의 경영 상황이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매출의 90%는 광고가 차지한다. 그런데 머스크의 인수를 계기로 광고주들이 빠져나갔다. 머스크가 인수 조건으로 트위터도 빚을 지도록 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위터의 부채는 인수 전에 52억9000만 달러(7조457억원) 수준이었다가 인수 후에 약 185억 달러(24조6401억원)로 급증했다.
머스크의 인수로 트위터가 진 빚만 130억 달러(17조3199억원)다. 이로 인해 갚아야 하는 이자만 매월 12억 달러(1조5985억원)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발표된 트위터의 월 현금 흐름 11억 달러(1조4653억원)보다 오히려 더 많은 액수다.
머스크의 경영 방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머스크는 과거에도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재정 파탄의 위협을 이용하곤 했다”며 “그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트위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개념을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트위터의 핵심 임원진들은 모두 사표를 내고 퇴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10일 트위터에서 가짜뉴스 방지 등 업무를 맡아 온 신뢰 및 안전 담당 글로벌 책임자 요엘 로스와 마케팅 및 영업 책임자 로빈 휠러가 사표를 내고 퇴사키로 했다. 이 두 사람은 전날 머스크와 함께 광고주 상대 전화 회의를 주재하면서 트위터의 향후 계획을 설명했으나, 불과 하루 만에 사직 소식이 전해졌다. 정보보안최고책임자(CISO) 리아 키스너, 개인정보최고책임자(CPO) 데이미언 키런, 준법감시최고책임자(CCO) 메리앤 포거티도 사표를 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