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제작된 여성 누드화를 ‘검열’했던 덧칠이 벗겨진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미술 복원가들은 이탈리아 미술사에서 가장 뛰어난 여성 화가 중 한 명인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경향의 우화(Allegory of Inclination)’ 복원에 착수했다고 13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실물 크기의 이 여성 누드화는 미켈란젤로의 후손이 미켈란젤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의뢰한 천장화로, 현재 박물관으로 재개장한 피렌체의 ‘카사 부오나로티’에서 볼 수 있다.
그림은 1616년 완성됐는데, 약 70년이 지난 후 다른 화가가 그림 속 여성의 나체를 가리는 베일을 추가로 그렸다.
박물관 보존팀은 원작자의 본래 그림과 이후 다른 화가가 그린 덧칠을 구별하기 위해 자외선과 엑스레이 등을 사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그림을 원래 누드화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원본까지 손상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복원팀은 이에 원작에 직접 손을 대는 대신 원본을 복원한 디지털 이미지를 제작해 2023년 9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젠틸레스키의 독특하고 극적인 화풍은 당대의 가장 유명한 바로크 화가인 카라바조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젠틸레스키를 조명하는 ‘아르테미시아 업 클로즈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인 린다 팔코니는 “젠틸레스키를 통해 예술작품 복원과 더불어 여성 서사를 다시 전면에 내세우는 일의 중요성을 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