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일정을 마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태국으로 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가 태국 지도자를 공식 방문하는 것은 33년 만이다.
사우디가제트 등 사우디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17일 밤 빈 살만 왕세자가 태국에 도착해 쁘라윳 짠오차(Prayut Chan-o-cha) 태국 총리의 환대를 받았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 투르키 빈 무함마드 빈 파드 국무장관,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빈 나이프 내무부 장관 등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8~19일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에 참석한다.
양국은 1989년 일명 ‘파란 다이아몬드 사건(Blue Diamond Affair)’ 이후 30년 넘게 냉랭한 관계를 이어왔다. 이 사건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하던 태국 출신 노동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소유하고 있던 200파운드 상당의 보석과 다른 보석을 훔친 사건이다. 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훔친 보석을 돌려줬지만, 반환된 보석 가운데 절반가량이 가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문제는 외교 문제로 번져 양국 사이 관계는 악화했다.
33년만인 지난 1월 양국이 수교 재개를 발표하고 짠오차 총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가졌다.
태국 방문 이후 빈 살만 왕세자는 19~21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총리와 첫 대면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빈 살만 왕세자의 방일이 취소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16일 한국을 방한했다. 주된 방한 목적은 사우디의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건설에 대한 한국 기업의 협조를 구하는 데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빈 살만 왕세자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빈 살만 왕세자와 확대회담, 단독회담에 이어 공식 오찬을 함께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 6월에 있어 3년 5개월만이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