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기존 대형 광고주 3분의 1 이상이 광고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직원 해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 복원 등 조치가 트위터에 대한 브랜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판단한 광고주들이 대거 증가한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광고 중단 캠페인을 시작해 트위터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커졌다.
디지털 마케팅 분석업체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트위터 광고주 상위 50곳 중 14곳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광고를 중단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들을 포함해 상위 100곳 광고주 중 3분의 1 이상이 지난 2주 동안 트위터에 광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트위터 상위 100대 광고주인 ‘마스’ 측은 “우리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트위터 브랜드 안정성 사건을 알게 된 지난 9월 말 이후 광고 활동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제약회사 머크, 시리얼 업체 켈로그, 통신사 버라이즌 등도 최근 몇 주 동안 광고를 중단했다. 앞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화이자 등 대형 기업들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 바 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복원한 이후 시민단체들의 압박도 거세졌다. 60여 곳의 시민단체 연합인 ‘스톱 톡식 트위터’(Stop Toxic Twitter)는 광고주들에게 트위터 광고 중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시민단체 ‘미디어 매터스’ 안젤로 카루소네 대표는 “패스매틱스로부터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지출 기준 상위 100개 광고주 중 51곳이 광고를 일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연합은 나머지 49곳에 대해서도 광고 중단을 촉구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압박한 상태다. 트위터는 지난해 매출 중 90%가 광고 수익에서 나왔을 정도로 광고 의존도가 높다.
수익 급감도 현실화하고 있다.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지난 10~16일까지 상위 광고주 100곳이 트위터에 지출한 금액은 2360만 달러로 지난달 16~22일 2420만 달러보다 160만 달러 줄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가 하루 400만 달러 손실을 보고 있어 파산 가능성이 있다”며 전체 직원 7500명 중 절반인 3700명을 해고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고강도 장시간 노동을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회사를 떠나라”며 사퇴를 종용, 직원 1200여 명이 추가로 회사를 떠났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