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3년 만에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지난달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 직후 늘어나기 시작해 11월에만 30만명 가까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중국 신경보 등에 따르면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펑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전국에서 신규 감염자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전염 사슬이 복잡하며 확산 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방역 조치상 시정할 것은 시정하고 통제할 것은 단호히 통제하면서 주민들의 기본 생활과 의료 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선 지난 1일 이후 전국에서 28만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왔다. 당 대회 폐막일이던 지난달 22일 838명이던 일일 감염자 수는 지난 10일 1만535명으로 늘었고 15일엔 2만명을 넘어섰다. 22일에는 2만8883명이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을 비롯해 제조 허브로 불리는 광둥성 광저우, 충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후샹 국가질병예방통제국 2급 순시원은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파력과 복잡한 감염 경로, 방역 인력과 자원 부족으로 예방과 통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임의로 층층이 방역 통제를 강화하거나 과도하게 완화해서는 안 된다”며 “대중의 불만 사항을 적시에 해결해 20개 방역 최적화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 정부의 지침과 달리 아래로 갈수록 방역 조치가 강화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시진핑 집권 3기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일 시 주석 주재로 회의를 열어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 정책을 확고히 관철하되 일률적 과잉 방역은 시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음 날 중국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합동 방역 통제기구는 격리 기간 단축, 2차 접촉자 판정 폐지,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 지양 등을 담은 방역 최적화 20개 조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체감 방역은 더 강화되는 분위기다. 상하이시는 24일부터 외부에서 오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5일 동안 공공장소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상하이에 도착하면 사흘 동안 매일 PCR 검사를 받고 5일째 되는 날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전까지 식당, 쇼핑몰, 슈퍼마켓 등을 출입할 수 없다. 베이징시는 출근 인원 제한, 학교 온라인 수업 전환, 공원 폐쇄, 식당 내 식사 금지 등 조금씩 방역 조치를 조이고 있다. 공공기관과 국유기업, 일반 회사, 마트, 상점, 식당 등에 들어가려면 48시간 이내에 발급된 PCR 음성 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