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 상승에 ‘인플레이션 수당’을 지급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실질임금 감소를 막고 직원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2일 ‘특별지원금’ 명목으로 직원 1만4000명에게 13억엔(약 123억5260만원)을 지급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정규직 1만2000명에게는 10만엔(약 95만원)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며 비정규직 사원과 아르바이트생 약 2000명에게도 7만엔(약 66만원)을 준다.
미쓰비시가스화학은 11월 이미 1인당 최대 6만엔(약 57만원)의 인플레이션 수당을 지급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 약 1900명에게 부양가족 수에 따라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일본특수도업도 본사와 14개 계열사 직원 약 8800명을 대상으로 정직원에게는 5만엔(약 47만원), 계약직에게는 2만엔(약 19만원)을 지급했다.
특별수당을 올려 지급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중화요리 전문 체인점 ‘오사카 오우쇼’를 운영하는 이트앤홀딩스와 일본 시장조사회사 오리콘 등은 지난 10월부터 특별수당을 올려서 지급하고 있다.
일본 신용정보회사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11월 일본 기업 약 1200곳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6%가 이미 인플레이션 수당을 지급했다. 19.8%는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거나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지급한 일시금은 5만3700엔이고 월급 형태 수당은 6500엔으로 조사됐다.
일본 기업들이 인플레이션 수당을 지급하는 이유는 고공행진 하는 물가상승률을 임금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10월 기준 임금의 실질 수준을 산출하는 지표가 되는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 상승했지만 평균 임금 상승률은 2.07%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급격한 엔화 약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운 사업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연이은 인플레이션 수당 지급이 내년 봄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