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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하원 대표에 ‘오바마 닮은꼴’ 제프리스… 지도부 세대교체


미국 민주당이 지난 30일(현지시간) 새 원내대표로 하킴 제프리스(52) 의원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제프리스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원내사령탑을 맡게 됐다.

제프리스 의원은 원내대표 추대 직후 “난 셜리 치점과 많은 사람의 어깨를 딛고 올라섰다”고 말했다. 치점은 1968년 뉴욕 제12선거구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뉴욕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둔 제프리스 의원은 뉴욕대 로스쿨을 나온 법률가 출신으로 2006년 뉴욕 주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선거 때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선출된 뒤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까지 내리 6차례 당선됐다. 2020년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위원 7명 중 일원으로 상원 탄핵심판에 참여했다.

법률가 출신의 젊은 흑인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드 코흐 전 뉴욕시장은 2012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제프리스는 버락 오바마와 같다”며 “둘 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고, 매우 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제프리스 의원 본인은 2019년 뉴욕타임스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경이로운 대통령 오바마는 한 명만 존재한다. 우리의 공통점은 8월 4일이 생일이라는 사실뿐”이라며 제2의 오바마로 불리기를 거부했다.

제프리스 의원은 개혁적이면서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는다. 지난해 정치외교 잡지 디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진보적인 흑인 민주당원으로서 인종적, 사회적, 경제적 불의를 바로잡는 것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생각한다”면서도 “강성 좌파 사회주의에 무릎을 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간 함께 일한 알 샤페턴은 CNN에 “그의 마음은 진보적이지만 스타일은 온건하다”며 “양쪽 모두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원내총무는 캐서린 클라크(59·매사추세츠) 의원이,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은 피트 아길라(43·캘리포니아) 의원이 선출됐다. 클라크 의원은 여성, 아길라 의원은 히스패닉이다. 민주당 지도부 3인이 모두 여성과 유색인종 등 소수자를 대표한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 나이도 80대에서 40·50대로 낮아지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신임 지도부는 펠로시(82) 하원의장, 스테니 호이어(83)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82) 원내총무 등 현 지도부보다 평균 나이가 30살 이상 젊다.

펠로시 의장은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은 국가의 활력과 다양성을 함께 반영한다”며 “새로운 에너지와 아이디어, 관점으로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새 지도부는 내년 1월 3일 소집되는 118차 의회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공화당은 차기 하원의장이 유력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필두로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조사 등 대여 반격을 준비 중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박재현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