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반면 본토 군사시설 공격을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타임은 7일(현지시간) 특집기사에서 “용기도 두려움만큼 널리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의 투혼(The Spirit of Ukraine)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펠센털 편집장은 “이번 결정은 기억하기에 가장 확실한 선정이었다. 키이우를 떠나지 않고 남아서 지지를 결집하기로 한 젤렌스키의 결정은 운명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젤렌스키는 지난 수십 년간 전혀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세계를 움직였다”며 “2022년 세계는 젤렌스키의 박자에 맞춰 행진했다”고 설명했다.
펠센털 편집장은 “우크라이나의 투혼은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수많은 사람이 구현한 정신”이라며 이름 없는 병사들과 종군 기자, 자원봉사 요리사와 의사들을 예로 들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인원이사회 연례회의에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러시아는 핵무기를 방어 수단이자 잠재적 반격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가장 앞선 핵무기들을 갖고 있지만, 이들을 휘두르고 싶진 않다”며 “우리는 그런 무기를 억지 수단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치지 않았다. 우리는 핵무기 사용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영토와 동맹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 작전’의 기간에 대해서 말하자면, 물론 이는 긴 과정이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영토의 등장과 아조우해의 내해로의 전환 등 결과가 분명해지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본토 내 군사시설에 대한 연이은 폭격이 나온 것이어서 전황이 악화된 러시아가 다시 핵 위협 경고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냉전 이후 전 세계 여러 국가가 ‘핵전쟁은 있어서는 안 되며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면서 “중국과 인도, 러시아도 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핵 무력을 과시하거나 전술핵무기의 사용을 위협하는 그 어떠한 수사도 무책임하고 위험할 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근본정신에 반한다”며 “핵무기와 관련해서 절제되지 않은 발언(loose talk)은 절대적으로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다만 확전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쟁 확대에 대한 우리의 우려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라고 독려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가 무기 시스템을 제공하면 그것은 그들 소유”라며 “그들이 그것을 어디에 사용하고 어떻게 사용하는지, 그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탄약을 사용하는지는 우크라이나의 결정 사항이며 우린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