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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붙던 前시댁 식구들이 살해… “영화 ‘기생충’ 실사판”


홍콩의 유명한 배우 겸 모델 애비 초이(28)를 토막 살해한 용의자는 전남편과 시댁 식구들이었다. 현지 경찰은 전남편이 초이와 자신 사이의 자녀들에게 초이의 재산이 돌아갈 것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한국 영화 ‘기생충’의 실사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애비 초이 살해 사건과 관련해 체포된 사람은 모두 6명이다. 전남편인 알렉스 퀑과 그의 아버지, 어머니, 형까지 모두 4명은 이미 기소됐다. 이 밖에도 약 30만 홍콩달러(한화 5000만원 상당)를 받고 퀑을 해외로 도피시키려고 했던 보트 업주와 범행을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마사지사 출신의 여성도 추가로 체포됐다.

애비 초이는 지난달 21일 전남편의 친형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딸을 만나러 간 뒤 실종됐다. 그리고 사흘 뒤인 지난달 24일 홍콩 룽메이의 해변가 주택의 지하 냉장고에서 시신이 일부 발견됐다. 시신이 발견된 주택은 전남편의 아버지가 최근 임대한 곳이었다. 이곳에서는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전기톱과 고기 분쇄기, 망치 등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애비 초이의 전 시댁 식구들이 그녀의 재산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생인 애비 초이는 지난 2012년 18살의 나이에 전남편 퀑과 결혼했다.

하지만 퀑과 그의 가족들은 부유층 출신인 애비 초이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3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지난 2015년 성격 차이로 이혼했지만, 두 아이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과도 계속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애비 초이와 이혼 후에 전 시댁 식구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퀑의 형은 지난 1월부터는 애비 초이의 운전기사로 일을 했다. 집을 살 때도 도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 시어머니인 퀑의 어머니도 애비 초이로부터 용돈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가운데 부동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애비 초이가 세금 회피를 목적으로 고급 아파트를 전 시아버지 앞으로 명의 수탁해 두었는데, 재산처리 문제를 두고 다툼이 벌어졌다. 홍콩 언론 더스탠더드는 소식통을 인용해 “(부동산 문제로 마찰이 일어난 후) 애비가 새 남편과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 시댁 식구들이 퀑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가 애비의 재산을 물려받길 바랐다”고 보도했다. 영국 더 선도 “애비 초이가 매각할 예정이었던 1억 홍콩달러(약 167억원)에 달하는 부동산을 두고 전남편 및 그의 가족들과 분쟁을 벌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홍콩 경찰은 120여명이 넘는 경찰력과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동원해 범죄현장과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들을 수색하고 있다.

애비 초이는 최근 프랑스 패션잡지 로피시엘 인터넷판 표지를 장식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엘리사브 봄 2023 여름 오트쿠튀르 쇼에 출연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패션계의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