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30년 만에 처음으로 신규 탄광 개발을 승인했다. 이를 놓고 환경단체 측은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발목을 잡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화력발전이 아닌 제철 산업에 사용할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로 설득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마이클 고브 영국 행정장관은 영국 북서부 컴브리아 화이트헤븐에 있는 우드하우스 탄광 개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추진됐던 이 개발 계획은 2021년 초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기후 회의를 앞두고 중단된 바 있다.
이 탄광은 1억6500만 파운드를 들여 2년 정도 건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의회가 승인한 탄광 운영 기관은 2049년까지다. 탄광에서 약 50년간 철강 생산에 사용되는 점결탄을 연간 2.9t씩 생산될 예정이다. 석탄의 대부분은 유럽 국가들에 수출된다.
영국 정부는 해당 광산에서 캔 석탄은 화력발전이 아닌 제철 산업에 사용될 것이라 밝혔다. 영국 주택·균형발전부는 “이 석탄은 철강 생산에 사용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입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화력) 발전에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광산은 운영에서 넷제로(탄소중립)를 추구하며 지역 고용 및 더 광범위한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탄광 개발 허가를 놓고 석탄 사용을 감축하는 세계적 추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자유민주당의 환경 대변인이자 컴브리아 하원의원인 전 자유민주당 대표 팀 패런은 정부 결정에 대해 “영국이 재생 에너지에 대해 이룩한 모든 진전이 취소됐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새로운 광산이 전세계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키고 영국의 기후 목표에 대한 잘못된 메시지를 줄 것이라 우려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영국이 기후 리더십보다 ‘기후 위선’의 초강대국이 될 위험이 있다”며 “광산에 포함된 석탄은 철강 제조에만 사용할 수 있기에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해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경 법률 회사 클라이언트 어스(Client Earth)의 로라 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 과학, 경제 또는 영국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넷제로 공약 측면에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과거 3000개에 가까운 탄광에서 120만명을 고용했다. 하지만 천연가스 등 다른 자원에 조금씩 자리를 내주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돼 석탄산업은 급격히 쇠퇴했다. 마지막 지하 탄광은 지난 2015년 폐쇄된 바 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